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지만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미래는 늘 불안합니다. 빠르게 지나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 설 여유가 있다면, 지나간 세월과 그 세월만큼이나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서울의 고도 성장기와 함께 도심에 들어선 고층 빌딩 풍경 한 가운데, 한 세기 가까이 한 자리를 지켜 온 눅서울이 있습니다. 눅서울에서 변화의 속도는 더뎌지고 변화의 방향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오랜 시간 후암동을 지켜 온 적산가옥을 고쳐 짓기 위해 공간을 마주한 순간, 욕심과 바람을 모두 내려놓고 가장 낮은 자세를 취했습니다. 켜켜이 쌓인 벽지를 한 장씩 벗겨낼 때마다 이곳에 먼저 머물다 간 사람들의 소박한 생활을 느꼈고, 흙더미가 내려앉은 천장에서 오래된 새..

좋은 사람들과 함께 모여 식사하는 시간은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줍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저마다 바쁜 삶을 보내느라 복잡한 도심 속 함께 모일 공간과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어디에서나 찾아오기 편리한 위치에서 프라이빗한 모임을 즐길 수 있는 넉넉한 다이닝 공간이 있다면, 모처럼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 둘러앉아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서울의 중심, 용산 후암동에 위치한 N2에서 건강한 대화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눅서울의 두 번째 프로젝트를 위해 후암동 뒷골목 오래된 2층 적산가옥을 마주했을 때 옛것의 가치를 존중하며 여럿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4.5m 높은 천고를 가로지르는 목구조와 그 아래 놓인 2.5M X 1M 크기의 최대 8인용 대리석..

아파트는 근현대사를 거치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거 양식이 되었습니다. N3는 반세기 전부터 용산 일대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후암동 언덕을 지켜온 아파트의 가치를 ‘레트로’, ‘러스틱’, ‘리바이브’라는 키워드로 새롭게 조명했습니다. 욕실 공간 내부에 사용한 과감한 색상과 공간 곳곳에 설치한 대형 오리지널 예술작품을 통해 반세기 전 고도 성장하며 활력이 넘치던 서울의 바이브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처음 마주하는 오락기 컬렉션은 마스터 베드룸의 한쪽 벽면에서 그 내부를 드러내는 작품으로 설치되어 위트 있는 공간 해석을 보여줍니다. 리빙다이닝 공간의 가로로 긴 창밖으로 펼쳐진 해방촌 파노라마뷰를 보며 서울의 향수를 만끽할 수 있으며, 날씨가 좋은 날은 멀리 우면산과 관악산을 조망할 수 있습..